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주요 작품들을 녹음한 음반 '베를린필 진은숙 에디션'(The Berliner Philharmoniker perform Unsuk Chin)을 발매했다.
CD 2장과 블루레이 디스크 1장, 작품 해설을 담은 소책자 등으로 구성된 이 음반 세트에는 지난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진은숙의 주요 관현악곡 및 협주곡이 담겨 있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2015년 이 에디션을 출반하기로 하고 수년간 준비해 왔다. 또한 사이먼 래틀, 정명훈, 대니얼 하딩, 사카리 오라모 등 거장이 지휘하고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 소프라노 바버라 해니건, 피아니스트 김선욱 등 세계 정상급 연주자가 협연을 맡았다.
수록곡 가운데 관현악곡 '코로스 코르돈'(2017)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진은숙에게 위촉한 작품으로 당시 베를린필 음악감독이었던 거장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지휘해 세계초연했다.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협연하고 사이먼 래틀이 지휘한 '바이올린 협주곡 1번'(2001)은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그로마이어) 상을 진은숙에서 안겨준 걸작이다. 또한 김선욱이 협연하고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한 '피아노 협주곡'(1996-97)은 김선욱의 베를린필 데뷔 무대이자 베를린필 상주 공연장인 베를린 필하모니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7개월간 공연장을 폐쇄했다가 재개관한 2021년 6월 5일의 기념비적 공연 실황을 담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202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진은숙은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함부르크 음대에서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다.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그라베마이어(그로마이어) 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또한 2017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2019 바흐 음악상, 2021 레오니 소닝 음악상 등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7 대원음악상 작곡상, 2007 경암학술상 예술분야, 2012 호암상 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2001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레지던스 작곡가, 2005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 2006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 2010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2016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기획자문역 등을 역임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앙상블 앵테르콩탕포랭, 앙상블 모데른, 클랑포룸 빈 등 현대음악 전문 악단들이 진은숙의 작품을 위촉 및 연주했고,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공연을 기획하여 한국의 현대음악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향에서의 성공 사례는 해외에서도 주목받았으며,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의 초청으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오늘의 음악'(Music of Today)’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다. 올해 2월에는 프랑스 공영방송국 '라디오 프랑스'에서 주최하는 현대음악 페스티벌인 '2023 프레장스 페스티벌'의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은숙 자신의 작품을 페스티벌 공식 공연에서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베를린필 진은숙 에디션' 음반 세트는 현재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홈페이지에서 하드커버 음반 또는 24비트 고음질 음원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